공공의대 설립하면 지역 회생? ‘의대신설 경쟁 가속화’

- 남원시의회,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촉구 결의안 채택
- 의협 “의사 인력 증원이 의료 취약지 및 필수의료 문제 해결 방안 아니다”

단순히 의사 인력을 증원한다고 해서 공공의료 강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료계의 지적에도 지자체들은 여전히 ‘공공의료 강화’라는 팻말을 내세워 ‘공공의대 유치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발의한 ‘의대 신설법안’들이 지자체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듯하다. 15일 현재 국회에 발의된 의대 신설법은 총 11건이다.


▲ 출처 : 연합뉴스

20대 국회에서 의학전문대학원인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이 좌절됐던 전북 남원시는 21대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지역 내 ‘공공의전원’설립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치법’만 3건이 발의되어 있다.

남원시의회는 지난 14일 정례회에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남원시 의회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8년 4월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그해 10월 부지를 매입하는 등 이미 상당한 예산을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같은 해 폐교됐던 서남의대 입학 정원 49명을 다시 남원에 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원시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정부와 정치권은 올해 안에 반드시 공공의대 남원 설립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강제로 배분된 의대 정원 49명은 남원시민의 피와 땀으로 만들었기에 반드시 남원으로 환원돼야 한다”며 “현재 정부와 정치권의 결정으로 지난 2018년부터 대규모 공공의대 부지 50% 이상을 매입하는 등, 조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남원시의 노력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며 이에 대해 정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원시의회는 공공의전원 설립이 지역 회생 방안이라고도 했다. 남원시의회는 “남원시는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발표됐고 동시에 도농복합도시로서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으로 이는 대학구조조정 정책으로 인한 서남대 폐교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역경제가 파탄에 이르고 있다”며 “지난 2018년 결정한 정부 책임을 이행해 남원시에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을 조속히 설립하는 것만이 지방소멸 위기를 진정성 있게 해결하는 지역 회생 방안”이라고 말했다.

남원시의회는 “정부의 당초 공공의대 추진 계획에 따라 남원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준비해온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법안의 연내 통과를 위한 심사·의결을 조속히 시행하라”며 “동서화합과 지리산권 의료취약지역 의료보장을 위해 남원시민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 낸 서남의대 정원 49명은 남원의 자산으로 정치적 흥정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인력 증원만으로 지역 등의 의료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의대 신설은 공공의료 강화나 의료취약지 해결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15일 국회에 제출한 ‘국립공주대 의대 설치에 관한 특별법’(성일종 의원)에 대한 의견서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의협은 “지역 간 의료격차와 의료취약지 등 인력 부족 문제는 의사 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의사 인력 수급 정책과 지역 및 의료취약지의 열악한 진료 환경 등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없이 의사 인력 증원만으로 지역 등 의료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또 “의사인력 증원을 통한 지역의사 양성은 우리나라 전체 의료체계와 의료인력 수급의 적정성을 간과한 근시안적 대안에 불과하며 향후 의사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의대 교육과정에 공중보건 및 지역의료 등에 대한 교육 강화, 지역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 지역주민의 진료 가능한 지역권 설정 등을 통한 지역의료의 기반을 확립해 지역에서 정주하며 안정적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국립공주의대법에 대해서도 “지역 간 의료격차 발생 등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해결 없이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고 학비 등 비용지원을 근거로 의무복무를 강제하는 것으로써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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