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숨은 감염자 1000만 명 이상일 것, 실제 확진자의 ‘절반’ 이상”

- 전체 항체양성율 97.38%... 연구진, ‘집단면역’은 아니다 결론
- 백신접종률 낮은 소아청소년에게서 자연감염 항체양성률↑
- 2·3차 조사 후 항체지속기간 등 심층 분석 계획 발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국내 미확인 감염자 규모가 실제 확진자의 절반에 이를 것이라는 정부 조사가 나왔다. 조사 당시의 기준으로 약 1,000만 명 이상의 숨은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영국에서 헌혈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항체양성률 조사에서 확진자와 미확진자의 비율이 동일하게 나타났던 것보다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은 주로 연령별, 지역별로 차이가 컸다.


▲ 출처 : 뉴시스

지난 23일,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지역사회 기반 대표 표본 코로나 항체양성률 1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국내 최초 전국단위 대규모 혈청역학조사로 전국 17개 시도 및 258개 시군구 보건소, 34개 대학, 291개의 협력 의료기관이 함께 참여했다.

연구진은 지난 8월 5일부터 8월 31일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대상자를 모집해 지난 6일까지 9,956명의 채혈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지역, 연령, 성별 등 기초정보가 확인된 9,901명을 대상으로 분석작업을 수행했다.

그 결과, 대상자 9901명의 전체 항체양성률(감염, 백신 모두 포함)은 97.38%로 국민 대부분이 코로나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은 57.65%로 지난 7월 20일까지의 누적 발생률 38.15%에 비해 19.5%p 높았다.

자연감염 항체양성률은 백신접종률이 낮은 소아, 청소년층에서 높았으며, 고령일수록 낮게 나타났다. 자연감염 항체양성률은 5~19세에서 70%대로 나타난 반면 70대에서는 43.11%, 80세 이상에서는 32.19%에 그쳤다. 특히 소아계층에서는 전체 항체양성률은 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과 유사한 수준으로 이 연령층에서의 면역 획득은 대부분 감염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별로도 자연감염 항체양성률 수준이 다르게 나타났다. 제주가 66.09%, 부산이 64.92%로 가장 높았으며, 미확진 감염자 비율 또한 각각 27.13%, 28.75%로 높았다.

이처럼 전반적인 항체양성률이 높게 나타났지만 연구진은 ‘집단 면역’이 형성됐다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항체중화능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립보건연구원 권준욱 원장은 “항체양성률이란 항체 보유 여부를 나타낼 뿐 실질적인 항체 중화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집단면역이 형성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항체는 시간이 갈수록 감소하고 새 변이가 등장할 때마다 실질적인 중화능은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오미크론과 유사한 변이가 유행할 경우 병상, 치료제 등 준비에 있어 실제 발견 규모보다 19.5%p를 더 고려하고, 미확진 감염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감시체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사 결과 활용 방안을 설명했다.

가천의대 정재훈 교수는 “BA.5 유행은 과거 감염 규모가 어느정도였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유행 정점과 중환자 병상 예측에 불확실성이 많았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향후 유행 정점 예측, 병상 대응 등이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조사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기존 연구진과 함께 2, 3차 추적 연구를 통해 항체 지속 기간, 소득 수준과 기저질환력에 따른 차이 등에 대해 심층 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방역·백신 정책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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