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전공의 1년차에 급성후두개염 사망 책임진 의사 ‘구명’ 나서

- 홈페이지서 급성후두개염 환자 사망사건 항소심 연명부 작성
- 6일 만에 500명 이상 참여... “공정한 판결 해 달라”

전공의 1년차 시절 급성후두개염으로 진단한 환자를 응급실에 혼자 돌려보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은 의사를 위해 전공의들이 뭉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5일부터 홈페이지에 ‘이비인후과 전공의의 업무상 과실치사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지지' 회원 서명을 받고 있다.



업무상 과실치사 유죄 판결을 받은 의사 A씨의 항소심 재판에 제출할 연명부 작성을 위해서다. 서명을 개시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지난 11일 오후 4시 기준 전공의 500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번 서명은 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재판 당사자인 A씨는 6년 전인 지난 2016년 부산대병원 이비인후과 전공의로 근무하면서 급성후두개염 진단을 내린 환자를 외래 진료실에서 응급실로 혼자 돌려보냈다가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이유로 올해 6월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이 나오고 사건 당시 A씨가 전공의 근무를 시작한 지 3개월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를 중심으로 "형사처벌은 지나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대전협은 1심 결과가 알려진 직후 재판부가 전공의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웠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사건이 발생한 구조적 문제를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숙련된 전문의가 아닌 3개월 된 전공의 혼자 당직을 서야 하는 열악한 응급실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공의는 적절한 수련 교육을 받아야 하는 지위다. 응급실 야간 당직이라도 전공의 1년 차라면 전문의를 보조하는 것이 환자 안전과 수련 교육 측면에서 적절하다"면서 "응급실 당직은 숙련된 의사 책임하에 수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앞으로도 당사자인 A씨가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응급실 당직 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대전협 조승원 부회장은 11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이비인후과학회가 서명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전공의들도 뜻을 모으게 됐다. 당사자인 A씨에게 직접 의사를 묻고 서명받고 있다"며 "다만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A씨 뜻을 존중해 대외 홍보보다는 내부적으로 전공의 참여를 독려해왔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지난 성명에서도 밝혔듯이 재판부는 전공의 근무를 시작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1년 차 전공의에게 지나친 책임을 묻기 전에 환자 안전과 전공의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응급실 현장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많은 전공의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을 보호하고 더 안전한 응급실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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