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 A매치 2년 4개월·37경기 만에 패배... 대회 최대 이변
- ‘루사일의 기적’ 사우디, 탄탄한 수비력으로 아르헨 초호화 공격진 당황시켜
중동에서 열리는 첫 카타르월드컵에서 개최국은 아니지만 ‘이웃나라’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던 아르헨티나를 모래 바람으로 삼키며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도 사우디의 탄탄한 수비력에 고개를 숙였다.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였던 사우디 전에서 전반 초반부터 몰아붙이다 전반 10분, 메시가 페널트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을 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팬들 반응은 ‘그럼 그렇지’였다. 그러나 이는 ‘루사일의 기적’을 위한 발판일 뿐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이후 맹공을 퍼부었으나 사우디가 수비라인을 중앙선에 가깝게 끌어올린 뒤 절묘하게 오프사이드 트랩을 번번히 성공시키면서 3번의 골망을 더 흔들었지만 모두 오프사이드에 걸려 취소되는 등 전반전에만 총 7번의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하며 1: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추가골 사냥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사우디에 단 1개의 슈팅도 허용하지 않는 등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아르헨티나의 무난한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전열을 가다듬은 후반전의 사우디는 다른 팀이었다. 후반 2분 만에 살리흐 알샤흐리가 사우디의 첫 슈팅을 기습적으로 가져가면서 동점을 만들더니 5분 만에 살림 알다우사리가 아르헨티나 수비 3명을 앞에 두고 엄청난 오른발 감아차기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한 중계 방송 캐스터는 이 모습을 보며 “후반전에 양팀이 유니폼을 바꿔입고 나온 것이 아니냐”고 할 만큼 사우디의 후반전 경기력은 엄청났다.
다급해진 아르헨티나는 후반 13분 3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이후 동점골을 노리며 일방적인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골키퍼 알우와이스를 중심으로한 사우디 수비진은 몸을 던져가며 철통같은 방어를 펼쳤고, 아르헨티나 선수들보다 한발 더 뛰는 투지를 보이며 결국 경기는 사우디의 2:1 승리로 끝났다.
아르헨티나는 2년 4개월, 37경기 만에 A매치에서 패했으며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패했다. 또, 월드컵 본선에서 전반전을 앞서고도 역전패 당한 것은 92년 만에 있는 일이다.
C조 최약체로 꼽혔던 사우디의 엄청난 반란에 아르헨티나는 우승은 물론 조별리그 통과마저 빨간불이 켜졌다. 이후 사우디보다 훨씬 전력이 좋다고 평가받는 폴란드, 멕시코와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반대로 사우디는 C조 최강국이었던 아르헨티나를 잡은 만큼 28년 만의 16강 진출에 희망을 키울 수 있게 됐다.
한편, 사우디 현지에서는 축제 분위기이다. 수도 리야드에서 거리 응원을 하던 사람들은 한마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도 승리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경기 다음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선포해 승리의 기쁨을 더 느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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