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양날의 검’ 호날두, 오히려 포르투갈 약점이다

- 세계 최고 수준 득점 능력 보유했지만 압박, 수비지원 거의 안 해
- ‘이타적’ 손흥민, 우상 호날두 꺽고 영웅될까

포르투갈은 공수의 탄탄한 균형을 앞세워 유럽의 강호로 자리잡았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강한 공격력으로 많은 득점을 기록하면서도 실점을 최소화해 이미 2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한국에 패하고, 가나가 우루과이에 대승을 거두지 않는 이상 조 1위도 사실상 확정했다.


▲ 출처 : 뉴시스

포르투갈은 우루과이전에 나섰던 주전 11명을 지난 29일 카타르 알 샤하니야 트레이닝 센터에서 치른 팀 훈련에 모두 제외했다. 한국과의 3차전에 출전하기 위해 하루 휴식을 줬다는 설명이었다.

한 치 방심도 없는 포르투갈에 고민이 있다면 팀 내 최고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다. 이번 월드컵이 본인의 마지막이라 밝힌 호날두는 가나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을 넣는 등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팀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에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현대 축구의 전술 트렌드 중 하나는 ‘압박’이다. 최전방에서부터 유기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여 상대 진영에서 공을 뺏어내는 게 가장 효율적인 공격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팀이 하나로 움직이며 동시에 압박을 가해야지만 빈틈없이 공을 뺏어낼 수 있다. 한 명이라도 공간을 내주게 되면 오히려 상대팀에 역습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날두가 뛰는 자리인 포르투갈의 오른쪽 측면은 압박이 없다시피 하다. 호날두는 공이 상대 쪽으로 넘어가면 뛰는 걸 멈추고 천천히 걷는다. 이번 대회 2경기 동안 태클과 인터셉트가 한 번도 없었다. 2경기 동안 뛴 거리도 16.54km에 불과하다. 함께 전방에 자리 잡은 브루노 페르난데스(23.12km)와 주앙 펠릭스(18.78km)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 포르투갈이 가나에게 허용한 동점골도 호날두가 있는 오른쪽에서 시작됐다.

호날두가 전방 압박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이 직접 나서서 그를 감쌌다. “호날두는 비판을 즐긴다”며 “덕분에 호날두는 활약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호날두의 수비에 대한 지적은 그치지 않고 있다.

또한, 과거부터 존재하던 그의 팀워크를 해치는 태도도 문제다. 호날두는 월드컵을 앞두고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떠난 이후 발전하지 못했다”며 “구단의 모든 잘못을 내가 뒤집어쓰고 있다”고 거침없이 털어놨다. 결국 맨유는 호날두와의 계약을 해지했고, 호날두는 현재 소속팀이 없다.

불똥은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인 페르난데스에게 튀었다. 페르난데스는 2020년부터 맨유의 간판 공격수로 팀을 이끌고 있다. 호날두가 맨유를 비판한 것은 페르난데스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에 대해 페르난데스는 “나는 딱히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우루과이전에서 나온 골 장면이었다. 후반 9분 페르난데스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호날두가 헤딩하기 위해 뛰어오른 뒤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호날두는 기뻐하며 세리머니를 펼쳤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골은 페르난데스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경기 후 호날두는 “내 머리에 닿은 게 맞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페르난데스는 “호날두의 골로 인정해도 상관없다”고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월드컵 공인구 알리흘라를 제작한 아디다스가 나서서 “공에는 호날두의 머리로 가해진 어떠한 외력도 없었다”고 발표했다.

호날두는 전성기를 지난 2020년부터 유벤투스, 맨유에서 번번이 불화를 일으켰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돌발행동을 일삼는 주장을 두고 포르투갈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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