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입국자 확진률 20%, 격리시설 부족 우려... 방역 부담 불가피

- 단기체류 외국인 309명 중 PCR 검사로 61명 확진... 입국자 매일 1,000명 육박 전망
- 美 우세종 노리는 ‘면역 회피 최강’ XBB.1.5 변이 국내 상륙... 실내마스크 정책에 영향 줄까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진자 유입과 미국에서 전파력 최강으로 평가받는 오미크론 XBB.1.5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을 노릴만큼 확산되고 있어 국내 코로나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발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고, XBB.1.5 변이도 이미 국내에서도 검출된 만큼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 출처 : 뉴시스

당역 당국은 당초 늦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실내 마스크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일상회복을 준비중인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은 중국과 미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코로나19 위험도가 한층 높아진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국내 방역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4일 질병관리청 중앙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온 90일 미만 단기체류 외국인 309명을 대상으로 입국 즉시 PCR(유전자증폭검사) 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6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률 19.7%를 기록했다.

주로 여행객인 단기체류 외국인 5명 중 1명은 코로나19의 확진을 받은 샘이다. 며칠 전 보도된 중국발 이탈리아 입국기에서 탑승객 절반이 확진자였다는 발표에는 못 미치지만 상당한 비율임은 분명하다. 3일 대만에서도 중국에서 온 입국자 중 28%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거주지 관할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은 내국인 및 90일 이상 장기체류 외국인까지 포함하면 지난 2일 중국발 입국자는 총 1,052명에 달하고, 당분간은 매일 1,000여명 수준의 입국자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항만을 통해 들어오는 중국발 입국자들도 있어 해외유입 확진자 규모는 더욱 많아질 예정이다. 현재 20%로 파악된 양성률을 감안하면 200~300명의 확진자가 매일 중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 2일부터 중국 내 공관에서 단기비자 발급을 제한해 중국인 여행객들이 새롭게 비자를 발급받기는 어려워졌지만 기존 단기비자 소지자의 국내 여행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높은 확진률 탓에 국내 격리시설 소진 등 방역역량에 부담을 줄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확진자 격리기간은 7일이다. 정부는 당초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 등의 격리시설을 마련해지만 첫날에만 61명이 확진되면서 수용능력의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정부는 추가 시설을 확보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3일 기준으로 “인천공항 인근에 2곳의 160명 이용 가능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17.5%”라고 밝혔다. 단기체류 외국인 확진자 중에서도 국내 주소지가 있는 내국인 배우자와 친인척 등 보호자가 자택격리를 보증하면 보호자 자택격리를 허용함에 따라 시설 격리 인원이 많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향후 확진자 유입동향을 고려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호텔에 추가 격리시설을 확보할 방침이다.

한편, 중국발 코로나19 유입만큼이나 미국발 XBB.1.5 변이 유입도 우려스럽다. XBB.1.5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던 BA.2에서 파생된 XBB의 하위 변이 바이러스다. 지난해 8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전문가들은 XBB.1.5 변이의 강한 면역 회피력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XBB가 가장 강하다고 꼽혀왔는데, XBB.1.5 변이가 이를 능가한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XBB.1.5 변이가 신규 코로나19 감염의 40.5%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 내 유행이 매섭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이후 XBB.1.5 변이 검출이 13건 확인된 바 있다. 강력한 면역 회피력을 고려할 때 국내 검출률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XBB 하위변이들은 면역이 약한 이들에 투여하는 코로나19 예방용 항체 치료제 '이부실드'에도 내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르면 올해 1분기로 예상되는 실내 마스크 해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어렵게 감소세로 접어들었지만, 중국과 미국발 변수가 작용할 경우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다.

질병청은 ▼환자발생 안정화 ▼위중증·사망자 발생 감소 ▼안정적 의료대응 역량 ▼고위험군 면역 획득의 4개 지표 중 2개 이상이 충족될 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논의를 거쳐 실내 마스크 의무의 1단계 조정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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