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10일부터 광주서 머문다... “가족의 죄, 사죄·회개·반성의 시간”

- “한두번 찾아뵌다고 43년간의 고통속 응어리가 풀어질 것이라 생각 안 해”
- 전두환 명령으로 5·18 작전에 투입됐던 군인에도 사과... “부당한 지시, 마음이 아프다”

연일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27)씨가 당초 예정되어 있던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일정을 취소하고 다시 광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 출처 : 뉴시스

5일 공법단체 5·18민주화부상자회는 전우원씨가 현충원 참배 일정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며 전씨 명의의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당초 전씨는 6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 작전에 투입됐다 순직한 27명을 기리고자 서울 현충원을 찾아 5·18단체,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합동 참배할 예정이었다.

전씨는 입장문을 통해 다음주 월요일인 4월 10일부터 광주에 내려가 상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함께 선량한 광주시민과 오월어머니들의 아픔·상처를 보듬어드리고 계속 저와 가족의 죄를 사죄드리고 회개·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상처와 한이 너무나도 깊으심을 잘 알고 있다”며 “제가 한두번 찾아뵌다고 해서 43년간 고통속에 응어리진 그분들의 마음이 풀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너무 늦게 찾아뵈서 죄송하고, 어찌보면 정말 당연한 행위를 하는 것인데도 이를 좋게 봐주시고 용서와 화답으로 저를 맞이해주신 광주시민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씨는 민주화운동 당시 직접 피해자 뿐만 아니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명령으로 5·18 작전에 투입됐던 군인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 씨는 “저의 할아버지 때문에 두려움에 떨며 군부의 부당한 지시를 강제적으로 따르고 복종했다가 트라우마 속에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이 지내고 계신 시민 분(군인)들이 고통속에 살아가심을 알고 있다”며 “진정한 가해자는 저희 할아버지와 군 수뇌부인데 사회작 약자인 피해자분들끼리 분란이 일어나고 상처가 깊어짐에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유가족의 한을 다 풀어드리고 나서 5월의 아픔을 같이 겪으신 모든 피해자의 마음을 어루만져드리고 싶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추후에 현충원에도 방문해 화합 의미의 참배를 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저희 할아버지로 인해 43년이나 되는 세월동안 깊은 상처와 아픔속에 고통받으며 살아가신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며 “화합 이후에는 모두가 힘을 합쳐 5·18의 진정한 가해자인 저희 할아버지와 군 수뇌부의 죄를 밝혀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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