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보건의료단체, 2차 부분파업 돌입... 의사 휴진 참여가 관건

- 보건복지의료연대, 총선기획단 출범 등 민주당 압박에 열 올려
- 의협 비대위 “1차 보다는 참여 많아, 총파업 위한 동력 확보”
- 일반 동네 개원의들 반응 미지근... 약소 직역은 투쟁 규모 키워서 참여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13개 보건의료단체들이 11일 대대적인 두 번째 부분파업을 전개한다. 치과의 경우 11일 하루를 전면 파업한다고 선언했고, 간호조무사와 응급구조사, 방사선사, 요양보호사 등 약소 직역들도 2차 연가투쟁에 돌입한다.


▲ 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이번에도 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 여부는 미지수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촉박하게 일정이 진행됐던 지난 3일 1차 부분파업 때보다 이번 2차 부분파업에는 더 많은 의사들이 휴진 등을 통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당초 기대만큼의 휴진율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11일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지난 3일에 이어 2번째로 전국 시도별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진료 시간을 단축하거나 연가를 낸 보건의료인들은 서울을 포함한 전국 15곳에서 개최되는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보건의료 잠시 멈춤’ 집회 장소로 모인다.

의협 비대위는 오늘 열리는 2차 부분파업의 경우 1차 때에 비교해 적극적인 투쟁 독려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투쟁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의협 박명하 비대위원장은 “2차 부분파업에는 회원들에게 5시 30분 집회에 맞춰 최소 2시간은 진료 단축을 하고, 집회에 참석해줄 것을 권고했다”며 “1차 때보다는 많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 20여명과 함께 참여하는 의원도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치과의사협회 등이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 규모도 더 커질 것”이라며 “오는 17일로 예정된 총파업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집회에서 내년 총선을 목표로 활동할 총선기획단 서울지역 본부 출범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호법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 결단인 만큼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최선을 다하고 대통령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며 “합의나 수정안 이야기도 나오지만 새로운 협의안이 나올 단계는 지났다. 거부권 행사(를 한다면) 이후 새로운 법안을 입법하는 절차를 밝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는 13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임시대위원회총회를 열고 단체행동 여부를 논의하는만큼 오는 17일로 예정되어있는 총파업에서 전공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하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대전협이 임총에서 단체행동 여부를 논의한다. 내부적으로는 대전협이 협조하겠다고 밝혀왔다”며 “좀 더 전향적인 입장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했다.

일부 의원은 이날 단축진료를 한다고 환자들에게 미리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조무사가 낸 연가를 승인하고 혼자서 진료를 보다가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개원의들도 있었다.

개원의 A씨는 “오전 진료만 하고 오후에는 휴진을 한 후 간호조무사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검사 예약이 잡힌 환자들의 일정 조율이 어려워 예약이 잡힌 부분은 오전에 진료를 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2차 부분 파업에 참여하겠다는 개원의들 대부분은 지역 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1차에 비해) 많이 참여하는 분위기다. 단체 채팅방을 보면 1차 때는 잘 몰라서 참여율이 저조했던 것 같지만 2차 부분파업 참여 인원을 취합하고 있는데 1차 보다 더 많은 것 같다”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여부가 결정되기까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 같다. (파업에 대해) 인지하고 관심 갖는 회원들도 상당히 많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의 반응이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대통령이 간호법과 면허취소법 모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되면서 투쟁 의욕이 꺾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내과 개원의 B씨는 “오전 진료를 보고 오후에는 휴진한다. 하지만 같이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들은 연가투쟁에 시큰둥하고 관심 자체가 적어보인다”며 “의사회 차원에서 독려하기도 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참여하지만 의사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한다고 되겠느냐는 반응이 크다. 1차보다 오히려 참여율이 더 떨어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법과 면허취소법에 큰 관심이 없는 의사들도 많다. 그보다는 당장의 생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정부의 수탁검사 고시 시행이나 내원환자 본인확인 의무화법에 더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마포구 소재의 개원의 C씨도 “1차 투쟁보다 더 저조한 참여율을 보일 것이다. 1차 투쟁 때 많은 의사들이 참여했으면 지켜보던 의사들도 ‘뭐가 되는가보다’하고 2차 때 참여하겠지만 지금은 다들 ‘그럴줄 알았다’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뚜렷한 액션도 없는데 분위기가 바뀔 리 없다”고 말했다.

싸늘한 의료계 현장과는 달리 약소직역 의료인들의 2차 부분파업 참여 움직임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이날 전면 파업을 선언하고 치과의원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상당수와 함께 연가 투쟁에 동참하며, 응급구조학과와 임상병리학과 학생들도 국회 앞 집회에 참석한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전동환 실장은 “2차 부분파업에는 치과계도 진료를 중단하는 만큼 치과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 1만9,000명 중 상당수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는 일부 병원도 참여 의사를 밝혀 간호조무사들이 근무 일정을 조정해 참여할 것 같다. 전국적으로 간호조무사 2만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응급구조사협회 강용수 회장은 “1차 보다 인원이 늘어날 것”이라며 “응급구조학과 학생 350여명, 병원에서 근무하는 응급구조사 200여명 정도가 국회 앞에 모일 예정이다. 민간 이송단 응급구조사들도 참여한다. 병원 응급구조사들은 스케줄을 조정해 참여할 예정이어서 진료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장인호 회장은 “서울 집회에 임상병리사와 임상병리학과 학생들 5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수업이 없는 경우 참여하기로 했다. 임상병리사들은 퇴근 이후에 참여하거나 본인 업무 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는 한 800여명 정도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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