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10대 중증외상 환자가 응급실로 가지 못하고 결국에 사망한 사건에 관련해 수용 거부했던 병원의 전공의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기 시작하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의료 현장에서의 전공의의 위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강압 수사라고 비판했다.

23일 대전협은 전공의에게 형사 책임을 물었던 장정결제 투여 환자 사망사건이나 급성후두개염 환자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이번 대구 사건에서도 전공의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전공의는 수련병원에서 일하면서 피교육자로 전문의와 지도·감독 관계”라며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전공의를 단순 의료진 개인으로만 판단하고, 과도한 책임을 지게 하려는 것은 “전공의 제도의 존재 의의 자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사건은 전공의 사회에서 과연 전공의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그리고 전공의 당직 근무 시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전문의의 역할과 책임은 어디까지 인지를 묻게 한다”며 “책임만 종용하는 필수의료 과목 수련을 거부하는 흐름도 이를 통해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배후 진료의 여력 조차 없는 상황에서 응급의료 종사자에게 민형사상의 책임만 부과하는 것은 결국 필수의료 위기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협은 “응급실 환자 수용을 강제하는 지침과 수련 교육을 받고 있는 전공의에게 민형사 책임을 따져 물을 경우 필수의료 분야의 전공의 지원 하락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응급의료 체계 전반을 검토하고 필수의료 분야를 종사자와 시민 모두를 위한 보건 의료 환경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