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5000명’ 동참, 노조 파업에 이미 진료 차질 생겨... 수술 일정 취소도

- 국립중앙의료원 인력 부족으로 ‘전원 자제 요청’... “외래진료 어렵다”
- 경상대병원·전북대병원, 환자수용·입원·응급수술 중단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파업이 13일 7시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일부 병원들에선 이른 오전부터 진료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특히 지방국립대병원들을 중심으로 서울 주요 병원까지 진료 공백이 발생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병원들은 응급실 진료까지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국민 건강권이 위협을 받고 있다.


▲ 출처 : 연합뉴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 참여한 병원은 사립대병원 29곳 등 모두 145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한 인원만 4만 5000여명에 달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현재 ‘환자 이송과 전원 자제’ 요청을 한 상태이다. 진료인력 부족으로 정상적인 외래진료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고려대안암병원과 경희대병원도 현재 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암센터 역시 13일과 14일 계획되어 있던 수술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수술실 의료진은 필수인력으로 분류되어 파업에 동참하지 않지만 입원실 운영이 어려워 수술 이후 환자케어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지방에서도 경상대병원이 ‘심정지, 심근경색, 뇌졸중 환자 외엔 환자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전북대병원도 응급수술과 입원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응급환자와 중환자를 위주로 병동의 75%가량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건의료노조 측은 13일, 14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이들은 응급실과 수술실 등 국민의 건강건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끼치는 필수유지 분야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생명에 지장이 있는 의료 파동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럼에도 필수의료인 수술실 등이 근무 인력과 무관하게 일반병상 가동이 중단되면서 파업이 끝나더라도 그 후유증이 남을 우려가 높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간호사 등 의료진이 대거 진료현장에서 빠지게 되면서 일반 입원 병동을 유지할 수 없는 병원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 경우 중환자실과 응급실에서 회복 중인 환자를 일반 입원병실로 옮길 수가 없고, 결국 계속해서 발생하는 신규 환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병원관계자는 “현재도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지만 파업이 끝나더라도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번에 외래 환자가 몰리고, 진료가 몰렸던 수술 등 일정이 쏟이자면서 한동안 진료대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파업이 2일로 끝나지 않고 더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비율 1:5 제도화, 의사인력 확충, 공공의료 확충, 9.2 노정합의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보건복지부가 간호인력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보건의료인력들의 구체적인 시행계획이 없고 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로 실질적인 제도 시행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보건의료노조는 13일 서울광화문에서 총파업대회를 진행한 뒤 14일에는 서울과 세종 등 4개 지역에서 파업 집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요구 사항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무기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필수의료인력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일반 병동이 정상 운영되지 못한다면 응급실, 중환자실 등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라며 “병협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시행할 예정이긴 하지만 노조가 신속히 파업을 멈췄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12일 파업 전야제에서 “이번 총파업 투쟁은 고질적인 인력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간병비 부담을 덜어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파업”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파업 대상인 18개 상급종합병원 원장들과의 긴급상황점검회의에서 “정부가 의료현장 개선을 위해 여러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파업은 정당하지 않다. 노조는 파업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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