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첫날, 우려한 ‘의료대란’ 없었으나 응급실은 ‘비상’

- 파업 참여 안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환자들 몰려 혼란
- 서울 빅5 파업 동참 안 해 수도권은 큰 혼란 없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13일 오전 7시를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벌어지지 않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기관의 응급실로 환자가 몰리면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


▲ 출처 : 연합뉴스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유지 업무는 유지하기로 했으나 대학병원간호사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하면서 입원병동 운영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파업에 돌입한 의료기관 주변의 환자들도 그렇지 않은 병원으로 쏠리며 응급환자 쏠림이 이어졌다.

특히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거점병원인 국립대병원의 파업 참여로 중증응급환자 대응에도 비상이 걸렸다. 파업 첫날보다는 이틑날인 14일 응급실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3일 오전 7시를 기해 보건의료노조는 전국 127개 지부 145개 사업장(의료기관)에서 조합원 4만 5000여명이 참여하는 산별총파업을 전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와 의료기사 등 의료 노동자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산하의 산별노조다.

조선대병원과 전남대병원, 목포기독병원 등 수련병원들이 모두 파업에 들어간 전라남도는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상황에 놓여있다. 지역 시립요양병원들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응급환자는 물론 요양병원 입원환자들도 2차 병원 응급실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의 한 대학병원은 “광주시립요양병원이 파업하면서 그 쪽에서 계속 환자 전원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중앙응급의료센터 병상 상황판에는 목포기독병원이나 조선대병원 등도 응급실 운영은 하고 있지만 배후 진료가 어렵다는 알림이 떠있다. 그렇다보니 지역 2차 병원으로 응급환자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병상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이틀차로 넘어가면 2차 병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환자들이 몰려 올 것이라는 불안감도 크다”며 “파업에 참여하는 병원들이 대부분 수련병원들이라 우리 병원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어디로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 순천 등 인근 지역 상급병원들도 파업에 돌입해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양산부산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이 파업에 동참한 부산 지역도 비슷한 실정이다. 일반병동 간호사 부족으로 입원환자를 퇴원시키고, 외래진료를 축소한 상황에서 응급실로 입원환자가 들어와도 돌볼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양산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중증·응급환자를 제외하곤 70~80% 정도는 소개했다”며 “파업에 참여하는 간호인력이 많다보니 수술을 한 후 환자를 케어할 인력 공백이 커 의료 사고를 우려해 소개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환자실은 인력 배치가 되어 있어 괜찮지만 응급실로 들어오는 환자 입원은 부담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호소했다.

수도권의 경우 고려대안암병원, 경희대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아주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 다수의 상급종합병원들이 파업에 동참했지만 큰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특히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이 참여하지 않아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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