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피플 출신’ 난민 3세, 세계 여자골프 1위 등극

- 릴리아 부, 시즌 5개 메이저대회 중 2개 우승하며 순위 급등

베트남계 미국인인 릴리아 부(26)의 조부는 보트피플이다. 1982년 부의 외할아버지는 보트를 만들어 마을 사람들을 태워 베트남을 탈출했고, 너무 많은 사람이 탄 탓에 침몰할 위기에 놓인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미국 전함에 발견돼 구조됐다. 이후 미국에 정착했다.


▲ 출처 : 연합뉴스

15일 부는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조부의 목숨을 건 탈출에 보답했다. 부는 이날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랭킹 포인트 8.28점을 기록해 지난주 6위에서 다섯 계단을 뛰어올라 1위가 됐다.

부는 14일 잉글랜드 월턴 히스 골프클럽(파72·6881야드)에서 열린 AIG 여자오픈(총상금 900만달러) 4라운드를 1타 차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버디 6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인 부는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쳤다. 이날 경기 내내 경쟁자들과 넉넉한 격차를 유지한 그는 2위 찰리 헐(27·잉글랜드·8언더파)을 6타 차로 압도하며 우승 상금 135만 달러(약 18억 원)를 받았다.

올 시즌 3승째이자 지난 4월 셰브론 챔피언십에 이어 5대 메이저대회 중에서 2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이같은 활약에 40위 밖에서 시작했던 부는 골프 여제 자리에 오르며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부는 역대 17번 째로 랭킹 1위에 오른 선수이며 미국 선수로는 스테이시 루이스, 크리스티 커, 넬리 코르다에 이어 4번째 선수다.

부에 밀려 코르다가 2위, 역대 최장기간 1위를 기록 중인 고진영은 3위로 내려앉았다. 그 뒤를 셸린 부티에, 인뤄닝, 리디아 고 등도 1계단씩 나란히 하락해 4~6위를 마크했다. 김효주(28)은 7위에 올라 TOP 10에 한국 선수가 2명이 됐다. AIG 여자오픈 3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던 신지애(35)는 지난주 25위에서 8계단이 오른 17위를 기록하며 LPGA 소속이 아닌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번 랭킹에서는 상위 20위 내에 고진영, 김효주, 신지애 3명뿐인 한국 선수들의 하향세도 확연히 드러났다. 상위 30위까지 범위를 넓혀도 전인지(25), 박민지(26위), 최혜진(30위)까지 6명에 불과하다. 올 시즌 신인왕 레이스 1위를 질주 중인 유해란은 35위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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