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훈련병 '의료진 과실' 논란에... 속초의료원 응급의 2명 사직

"골든타임 놓쳤다" 비판에 시달린 의료진... 속초의료원 응급실 6일간 운영 중단
4억 연봉에도 의사 구하기 난항... "단순 급여 인상으론 해결 불가"
지방 의료 인프라 위기 심화... 강원도 "중증 환자 대형병원 이송 체계 강화"

강원도 속초의료원이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급 문제로 인해 다시 한 번 응급실 제한 운영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는 지역 의료 체계에 큰 공백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으로, 지방 의료 인프라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24년 7월 7일 강원도의 발표에 따르면, 속초의료원은 7월 8일부터 10일까지, 그리고 22일부터 24일까지 총 6일간 응급실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조치는 응급실 전담 의료진 5명 중 2명이 7월 1일자로 퇴사한 데 따른 것이다. 의료원 측은 이번 제한 운영이 남은 의료진의 업무 과중을 방지하고 중증 환자 중심의 진료를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퇴사한 의사 중 한 명이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의사(A씨)는 지난 5월 육군 12사단에서 군기훈련 중 숨진 훈련병을 응급 처치한 의료진이었다. A씨는 훈련병을 응급 처치한 후 상급병원으로 이송했지만, 훈련병은 이틀 후 사망했다. 이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의료진들이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에 시달렸고, A씨는 이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퇴사한 다른 의사(B씨)는 SNS를 통해 경찰의 수사 방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B씨는 경찰이 훈련병 사망의 책임을 의료진에게 전가하려는 듯한 행태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은 지방 의료원이 직면한 복합적인 문제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의사 수급의 어려움, 과도한 업무 부담, 그리고 사회적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의료진의 이탈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속초의료원의 응급실 제한 운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으며, 당시 의료원은 연봉 인상 등의 방법으로 의사 수급에 총력을 기울였다. 심지어 지방의료원 봉직의 평균 연봉의 두 배에 달하는 4억 원대의 연봉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의사 모집에 실패하면서 결국 응급실 제한 운영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속초의료원은 지금까지 10차례나 채용 공고를 냈지만 충원에 실패했다. 특히 2024년 2월부터 시작된 의료계 집단행동의 여파로 의료진 채용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여 강원도는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증 및 비응급 환자는 동네 병의원으로 내원할 것을 당부하고 있으며, 119 이송에 따른 환자 수용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또한 중증 환자 발생 시 강릉아산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으로의 긴급 이송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협력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경희 강원도 복지보건국장은 "대형병원의 중증 응급환자 우선 치료를 위해 환자 중증도에 따른 기타 의료기관으로의 전원 안내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응급진료가 필요한 도민들은 소방 119구급대의 이송 안내를 잘 따라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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