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특위 재정비로 흔들리는 의료계 투쟁... 새 구심점은 어디로?

의대생·전공의 불참에 올특위 한계 노출... 재정비 결정
26일 의료계 집단 휴진 앞두고 구심점 흔들려
시도의사회장 회의로 관심 집중... 임현택 회장 거취 논의 가능성도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재정비에 들어가면서 의료계 투쟁의 구심점이 흐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의협은 7월 12일, 13일로 예정되었던 올특위 4차 회의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특위는 지난달 결성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회의를 개최해왔으나, 이번 주는 처음으로 회의를 열지 않게 된 것이다. 의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주 회의에서 올특위 재정비를 결정하고 준비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갑자기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덧붙이며, 다음 회의 예정일인 20일의 진행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올특위는 공식적으로는 '재정비'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잠정 중단'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이 제기되는 주된 이유는 올특위가 출범 당시 전 직역을 아우르는 협의체로서의 성격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 구성원인 의대생과 전공의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체 14개의 위원석 중 의대생과 전공의를 위한 5석은 계속 비어 있는 채로 운영되어 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올특위 참석자는 "거의 3석 중 1석이 비었는데 결정은 만장일치제라 논의에 한계가 뚜렷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올특위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도 올특위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특위는 대정부 투쟁과 협상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의협 임현택 회장이 무기한 휴진을 선언했지만, 직후 열린 올특위 첫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 보류된 바 있다. 또한 7월 26일로 예정된 의료계 집단 휴진을 결정한 두 번째 회의에서도 공식 입장에서 '휴진'이라는 표현을 피하는 등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수 단체 위원들이 회의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결국 지난 3차 회의에서 올특위는 대정부 투쟁과 협상 전권을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넘기고, 자체적으로는 정책 기구로 성격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의협은 행정적, 정책적으로 의대생과 전공의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의료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올특위가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내부 사정과 무관하게 대외적으로는 의료계의 일치단결된 모습을 계속 보여줬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의대생과 전공의가 의협과 별개로 움직이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전권을 준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3일 올특위 대신 열리는 16개 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의에서는 7월 26일로 예정된 의료계 전체 휴진 참여 방향은 물론, 임현택 회장에 대한 불신임(탄핵) 문제까지 다룰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최근 대정부 투쟁 과정에서 불통과 독단 논란에 휩싸이자 "올특위 결정을 따르겠다"며 한발 물러난 상태였다.

이에 대해 한 시도의사회장은 "회장 거취를 직접적으로 논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앞으로 지역의사회와 의협의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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