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들 "정부 믿지 못하겠다"... 의대 5년제 철회 및 환자 참여 확대 요구

"의료대란 장기화로 환자 고통 심각... 정부는 분란만 부추겨"
교육부-복지부 간 사전협의 없는 정책에 환자들 불신 고조
"보건의료 협의체에 환자 참여 확대해야"... 의료정책 결정과정 개선 촉구

의료계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의대 5년제' 방안에 대해 환자단체가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 방안이 현 상황의 혼란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했다.


▲  지난 6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 회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의료계 집단휴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중증질환연합회는 성명에서 그동안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하고 의료 개혁의 필요성에 동감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며 진료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그러나 의료 대란이 장기화되면서 환자들의 고통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합회는 교육부가 제안한 '의대 5년제' 방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이 정책이 "막무가내식"이며, 의대 정원 증원보다 더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방안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간의 사전 협의 없이 발표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신뢰도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중증질환연합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과연 현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인가. 오히려 분란만 부추겨 의료체계를 엉키게 하려는 속셈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연합회는 몇 가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의대 5년제' 방안을 제안한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둘째, 정부와 국회에 "국민의 생명이 가장 존엄함"을 인식하고, '의대 개혁' 정책에 대해 진정성 있게 고민할 것을 촉구했다.


셋째, 보건의료 관련 협의체에 환자단체의 참여를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의료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 이해당사자인 환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보다 포괄적이고 균형 잡힌 의사결정을 위한 제안으로 볼 수 있다.

중증질환연합회의 이번 성명은 현재 진행 중인 의료 갈등 상황에서 환자들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은 의료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접근 방식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환자들이 이 갈등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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