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예산 대폭 삭감에 의원들 우려... "OECD 국가 중 후진국 수준" 지적
권역감염병전문병원 구축 지연 논란... 질병청 "절차 복잡성 인정" 해명
노화연구소 설립·생물테러 대비 등 신규 정책 제안도 제기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주관한 질병관리청에 대한 2024년 국정감사가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진행되었다. 이번 국정감사는 동시에 진행된 보건복지부 감사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주목을 받았다. 질병관리청에 대한 질의는 10여 건에 그쳤으며, 대부분의 질의가 감사 막바지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주제는 '예산 삭감' 문제였다. 여러 의원들이 다양한 분야의 예산 삭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박희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상포진 백신 무료접종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점과 엠폭스(원숭이두창) 백신 예산이 대폭 삭감된 점을 지적했다. 특히 엠폭스 백신 예산이 전년 대비 72.7% 삭감된 14억원만 편성된 것에 대해 질병관리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서영석 의원(민주당)은 HPV(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접종과 관련하여 질병관리청의 전체 예산이 22.1% 삭감되고, 국가 예방접종 예산도 24.9% 삭감된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OECD 38개국 중 33개국 이상이 HPV 백신 접종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후진적 상황을 비판하며 신속한 개선을 요구했다.
서미화 의원(민주당)은 권역감염병전문병원 예산이 99% 삭감된 점을 지적하며, 특히 2026년 완공 예정인 호남권 감염병 전문병원의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월액을 활용해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장종태 의원(민주당)은 권역감염병전문병원 구축 사업의 지연에 대해 질의했다. 총 5개소 구축 계획 중 현재 1개소만 공사가 진행 중이고 나머지 4개소는 중간 설계 완료 후 착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 지영미 청장은 사업 진행 절차의 복잡성과 병원 자부담 증가로 인한 지연을 인정하며, 최소 28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정책 현안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이주영 의원(개혁신당)은 북한 오물풍선의 생화학 무기 활용 위험에 대비한 두창 및 탄저 백신 비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소병훈 의원(민주당)은 질병관리청이 계획 중인 노화연구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한 진료비 부담 감소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미화 의원은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에 대비한 질병관리청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7월에 5배 증가했음에도 치료제 공급에 문제가 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질병 가능성 예측과 국민 보호를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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