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확대전체학생대표자총회 통해 내년 투쟁 지속 결정
의대생 "정부의 변화 없는 한 복귀 명분 부족" 입장 밝혀
전공의들, 의대생 투쟁 지지하며 "의미 있는 결정" 평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가 내년에도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대체로 이에 공감하며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의대협은 지난 15일 확대전체학생대표자총회를 통해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의료개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막기 위한 대정부 투쟁을 2025학년도에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인 투쟁 방식은 아직 정하지 않았으며, 재학생과 2025학년도 신입생의 투쟁 참여 여부는 자율에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의대협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충청도권 의과대학에서 휴학 중인 A씨는 18일, "의대협의 결정을 지지한다. 정부의 태도와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의대생들이 투쟁을 중단하고 복귀할 명분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실질적인 변화와 대안을 제시해야만 의대생들도 입장을 변경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정부의 태도 변화 없이는 투쟁을 멈추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A씨는 2020년의 '9·4 의정합의' 당시의 상황을 언급하며, 당시 선배 의사들이 합의 이후 집단행동을 중단했던 반면, 의대생들은 끝까지 남아 투쟁을 이어갔던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이번에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합류해 있는 만큼, 충분히 의대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당시 의대생이었던 사람들이 지금은 전공의로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후배 의대생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대협의 결정에 동의하지만 투쟁 방식이나 참여 여부는 개인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상권 의과대학에서 휴학 중인 B씨는 "의대협의 결정은 각 대학 학년 대표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이므로 다수의 결정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며 "큰 틀에서 의대협의 결정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B씨는 "투쟁의 방식이나 구체적인 참여는 학생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투쟁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투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만큼, 학생들이 어떤 형태로 투쟁에 참여할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대생들의 대정부 투쟁 결정에 대해 전공의들도 지지를 표하며, 그 결정을 '의미 있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소재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 C씨는 "의대생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의대생들의 결단에 감탄을 표했다. 그는 "전공의들은 아르바이트나 과외 등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의대생들은 학업을 중단하면서까지 투쟁에 나서는 것이라 더 큰 희생을 감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C씨는 "의대생들이 투쟁의 최전선에 나서는 상황이 되어 미안한 마음도 든다"며, "전공의들 역시 이번 사안에서 완전히 물러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대생들이 더 큰 부담을 지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내년까지 투쟁이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에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의대 정원 증원의 당사자인 의대생들이 대정부 투쟁을 지속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의료계 내부에서 정부와의 협상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의견들은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라권 수련병원을 사직한 전공의 D씨는 "투쟁의 주요 동력이 되는 의대생들이 내년에도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사실상 의료계 내부에서 나왔던 '정부와 합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종식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의료계 내 다른 집단이나 계층이 의대생과 전공의가 선택한 투쟁 방향성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거나 반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의료계가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의 상황이 더욱 예측 불가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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