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호소 "2025년 의대 증원 철회"... 교수들 삭발하고 단식 나서

충북·강원·고려의대 교수들 "정부 무대응에 자해하는 심정"... 13일까지 응답 요구
"2025년 증원 막지 못하면 2026년도 없다"... 정부에 '결자해지' 촉구
단식 종료 후에도 "극단적 행동 각오"... 사직 등 추가 투쟁 예고

충북의대, 강원의대, 고려의대 교수들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전면 취소를 요구하며 삭발과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9일 충북의대에 모인 충북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 채희복 교수, 강원의대 비대위원장 김충효 교수, 고려의대 공동 비대위원장 박평재 교수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들은 오는 13일 오전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정부가 응답하지 않을 경우 사직이나 추가 단식 등 더 강력한 행동을 취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행동은 전공의와 의대생을 보호하고 지역·필수의료를 지키고자 하는 "자해하는 심정"으로 내린 결단이라고 밝혔다.

교수들은 삭발에 앞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결자해지'를 요구했다. 그들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즉시 철회한 뒤 2026학년도 정원을 논의하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2025학년도 대입 신입생 모집이 이미 시작됐으므로 증원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교수들은 "늦었지만 불가능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채희복 교수는 "그간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썼다. 그래도 (정부가) 꼼짝하지 않으니 이제 우리의 속마음을 자해해서라도 보여야겠다는 생각에 미쳤다"며 정부의 무대응에 대한 좌절감을 표현했다. 그는 "2025학년도 (증원을) 막지 못하면 2026학년도 (증원 재논의)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증원 취소를 재차 요청했다.

김충효 교수는 "전공의와 학생을 보호하고 지역의료를 보호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비대위원장직을 맡았다"고 말하며, 이번 행동이 학생과 전공의를 위해 교수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3일까지 정부 응답이 없으면 교수직을 사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박평재 교수는 "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언젠가 (단식을) 해야하리라 예감했다"며, 정부가 의료계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진정성을 보일 방법은 자기희생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식 종료일 이후에도 정부의 응답이 없다면 "극단적인 생각까지 각오하고" 추가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의대 정원 증원 정책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 한국 의료를 폄하"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망가뜨린"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도 즉시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그들은 "정치 의사와 정치 공무원"을 배제하고 "진정한 필수의료 현장 전문가 주도로 의대 정원 정책과 필수의료 대책을 처음부터 다시 세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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