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들 경영난 심화… 상반기 적자 4,000억 원 돌파

전공의 이탈로 진료 공백 발생… 재정 상황 악화
응급실 및 소아응급 인력 부족… 정상 운영 어려움
국립대병원, 정부에 신속한 재정지원 촉구

전공의 사직으로 인해 환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국립대병원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올해 상반기 국립대병원들의 손실액은 4,1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하며 자본잠식 상태로 고사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 2023, 2024년 상반기 국립대병원 손익 현황.(단위 :원) 백승아 의원실 재구성 제공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지난 14일 국립대병원 10곳으로부터 받은 '국립대병원 손실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이 올해 상반기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병원은 1,627억 원의 적자를 보였으며, 경북대병원이 612억 원, 전남대병원이 359억 원, 부산대병원이 330억 원, 충북대병원이 263억 원, 경상국립대병원이 210억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손익감소율이 가장 큰 곳은 전남대병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억 원 가량의 흑자를 냈지만 올해에는 대규모 적자(317억 원)를 기록하며 손익감소율이 3,128%에 이르렀다. 전북대병원과 충북대병원도 각각 2,275%, 1,961%의 손익감소율을 보이며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

국립대병원들은 이러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에 신속한 재정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진료 공백에 따른 의료 수익 감소로 재정 상황이 악화되었으며, 비상경영체계를 추진하고 있지만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강원대병원 역시 전공의 이탈로 인한 자본잠식 상태로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해 있으며, 행정적·재정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대병원은 응급실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자를 모집 중이지만, 지원이 전무한 상태이다. 교대 시간을 연장해 운영하고 있으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1차 진료를 맡더라도 배후 진료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응급실 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소아응급실 인력 부족이 심각하며,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가 야간·공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소아응급 전공자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의료진 번아웃을 방지하기 위해 의사 인력 지원과 상급종합병원 수가에 준하는 수가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국립대병원이 지역 의료체계의 최후 방어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출연금 국고 지원 비율 상향과 노후 의료장비 교체를 위한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주대병원은 지역 특수성으로 인해 의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안정적인 의료진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인력 지원 정책과 재정적 지원을 요구했다. 세종충남대병원 또한 누적 적자가 심각한 상황으로 경영 안정 자금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승아 의원은 "정부는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긴급지원을 해야 한다"며, "임시방편적인 대응을 중단하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